이는 천자문에 나오는 글입니다. 즉, 금은 “여수”에서 난다는 뜻입니다. 중국 고전의 기록을 보면, 사금(沙金)의 명산지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 여수(麗水)입니다. 중국 여수(麗水)는 현재 중국 남서부 운남성(雲南省)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여강 납서족(麗江納西族-나시족-)의 자치현으로 흐르는 북쪽 금사강(金沙江)을 말합니다. 현재 전남 여수의 지명이 고전에서 유래했는지는 불분명하나 예로부터 도학자들은 천하의 기운이 뾰쪽한 한반도에 모이는데 이 기운은 다시 한반도 남단의 반도 끝인 여수로 모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수는 천하의 기운이 모여서 드나드는 곳으로서 예로부터 부유했다고 합니다. “여수에서는 돈 자랑 하지마라.”라는 말이 예로부터 회자되어 온 곳입니다.
오늘의 산행지는 여수 영취산(靈鷲山)입니다. - 『대동여지도』에는 영취산이라는 지명이 전국적으로 8곳이라 함 - 영취산은 불교와 관련된 지명으로 고대 인도의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그리하(王舍城) 주위에 있던 산인데 석가모니의 설법장소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여수 영취산의 생김새가 인도의 영취산과 비슷하다 하여 “영취산”이라 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만 저는 이렇게도 생각해 봅니다.
예로부터 인류최초의 문명발상지이자 나라의 역사가 시작된 곳에 대해서 두 가지 설이 전해지는데, 한 곳은 “여수”이고 또 한 곳은 여수 서편의 “고흥”으로 전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비파형동검 - 검이 아니라 창임 - 의 90%가 바로 영취산 아랫마을에 자리 잡고 있는 단일 화학공단으로서 세계 최대규모인 여수화학공단을 조성할 때에 지표조사로서 발굴된 것입니다.
[여수 고인돌 유적에 출토된 길이 43.4cm 한반도 최대 규모 비파형 동검]
[여수 산수리 세계최대 고인돌]
불교는 본래 상고시대에 전남에서 발생하여 세계로 퍼져나갔는데 훗날 싯달타 석가모니가 출현하여 현재의 불교로 역수입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싯달타 석가모니 이전의 부처님 시대를 고불시대(古佛時代)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왕즉불(王卽佛)이었던 고불시대에 인류의 문명시대를 도래시킨 어느 환인제석(桓因帝釋)께서 득도하신 도량이 여수 영취산임직도 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고인돌은 고대인의 수행 도량인데 세계 고인돌의 절반은 한반도에 있고 한반도 고인돌의 절반은 전남에 있음. 한반도를 벗어나면 고인돌에서 인골이 출토되는 경우가 거의 없음 -
저에게는 여수 가는 길이 익숙한데 버스가 방향을 순천시내로 관통하지 않고 광양 방향으로 틀어서 요즈음에는 영취산을 광양을 거쳐 가는데 했는데 산행대장님의 멘트에 의하면 네비게이션이 광양 방향으로 안내하였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참 ‘똑똑한’ ‘네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국내 최장 현수교이자 세계급인 “이순신대교”를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대림건설이 설계와 시공을 한 “이순신대교”를 지나서 “이순신대교 전망대”에서 잠시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참 “멋”과 “자랑스러움”이 있는 풍광이었습니다. 이곳에서 10분을 달려서 영취산 진달래 축제장에 도착했습니다. 공식적인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마음은 이미 축제입니다.
산 입구에서 얼마간 가자 만개한 벚꽃이 산객을 맞아줍니다. 계속 진행하여 한참을 가다보니 임도 양쪽에 벚꽃이 만발해 있는데 산아래를 보니 벚꽃이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은 산봉우리 전체가 벚꽃이 식재되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참 대단한 장관이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영취산 “시루봉”에 핀 진달래를 만납니다. 올해는 코로나사태로 따뜻한 봄을 많이 기다려 왔습니다. 올봄은 예년과 같이 단지 꽃만 피는 봄이 아니라 코로나 병원균을 몰아내서 우리의 소중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가능하게 해줄 “치유의 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취산 진달래 송이 송이 마다 참으로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하늘에서 ‘살포시’ 나렸는가.”
“땅에서 ‘불끈’ 솟았는가.”
“천고의 벗이요.”
“만고의 연인이로세.”
가지마다 피어 있는 진달래꽃이 정상주 한 잔에 다소 취기 돈 필자의 마음을 ‘센티’하게 이끕니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돌아서는 발걸음에 그래도 한 자락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뒤를 돌아보니 시야에 들어온 진달래꽃이 ‘어른어른’하여 순간 진달래가 ‘아지랑이’를 피워 가는 객을 전송하나 했는데 다시 돌아서서 갈 길을 보니 눈가에 촉촉함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일행과 같이 귀경하지 않고 하루를 더 내서 순천에서 일박을 하고 순천동천, 죽도봉공원, 송광사, 낙안읍성을 둘러보고 늦은 저녁에 귀경하였습니다.
순천의 봄 풍광도 사진으로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