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강희정 | 작성일 : 2025/03/31 | 조회수 : 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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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대관령 숲길 트레킹을 몹시 기대하고 참여하였습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런 트레킹이 익숙해 보이는 분들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별로 어렵지 않은 길이지만 중간에 갈림길이 많으니 그때까지는 가이드를 잘 따라오라 하였고 나머지 3킬로는 단일 길이니 문제없는 평탄한 길이라고 했습니다.    예상보다 차가 막히지 않아 일찍 도착했고, 예정보다 빨리 출발하면서 원래 2시반-3시 정도까지 도착으로 예정하던 시간은 1시반까지 원점 회귀하는 걸로 공지하고 출발했습니다. 초반부터 바람이 많이 불었고, 눈이 아직 녹지 않은 부분이 많았지만 비교적 평지라서 무난히 걸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갈림길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저희 일행도 부지런히 따라갔는데 앞서 가는 경험 많은 분들은 뒤로 돌아보지 않고 계속 직진하는데 가이드 분들도 계속 그분들이랑 맞춰서 앞으로 쭉 가고 갈림길에서만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그래도 뭐 그때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저희 일행 중에는 10킬로 걷는 트레킹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는데 초반은 그래도 상관없었습니다. 그런데 초반이 지나고 5.5킬로 가까이 정도 갔는데 정말 물 한모금 안마시고 중간에 쉼터가 있어도 그냥 정말 직진만 했습니다. 그래도 따라붙었습니다.    겨우 중반 가서 잠깐 쉬었는데 먼저 오신 경험 많은 분들은 이미 자리잡고 앉아서 쉬는 와중에 도착한 저희도 정비 좀 하고 간식 챙겨 먹고 좀 앉아서 쉬고 싶은데, 앉을 자리도 없고 또 앉을 시간도 없는 상태로 공지 없이 일부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서 가던 분들이 출발해서 저희도 다시 그냥 따라나섰습니다.     숲길에서 선자령가는 등산로로 들어서서 가는 길 초입에 갑자기 녹은 눈으로 인한 진흙, 여전히 쌓인 눈 등에 개울을 건너고 하면서 시간도 좀 걸리고, 저희 일행이 미끄러져 진흙투성이가 되어 잠깐 정비를 하고 따라가는데 앞에 가던 가이드도 같이 출발한 분들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갈림길은 계속 나오고, 이 길이 맞나 싶은데 일단 눈에 있는 발자국을 따라서 걸었습니다. 그러다 앞선 일행을 찾아서 뒤에서 또 따라가고 그러다 눈 때문에 생긴 길에 비틀거리고, 이 길이 맞나 싶은 길을 그냥 짐작만 하면서 갔습니다.    겨우 겨우 눈밭길을 헤치고 갔더니 그 끝의 평지같은 곳에서 뒤늦게 간 분들과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긴 하더군요. 속도 빠르신 분들은 벌써 출발해서 이미 안 계셨고요. 저희 일행은 7킬로 이상을 걸은 후에야 처음으로 겨우 앉았습니다. 그것도 2-3분이나 앉아있었을까 또 급하게 출발해서 어쨌든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트레킹이라는게 도대체 뭔가요? 걸으면서 산도 보고 물도 보고 즐기는 게 트레킹 아닌가요? 트레킹이 다소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소외감 느끼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게 아닌가요? 대관령 숲길은 전나무숲길도 있고 풍경적으로 보면 좋은 길이 정말 많았다고 생각하는데 초반에는 옆을 돌아보지 않는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땅만 보고 걷느라 풍경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런 걷기라면 굳이 돈내고 대관령까지 가지 않고 실내에서 런닝머신을 이용하거나 마이마운틴을 타도 충분합니다.    제가 선택한 상품은 난이도 하(중) 상품이었습니다.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의 난이도를 회사가 조정할 수 없는 걸 압니다. 특히 경험이 적은 참가자가 있다면 그쪽을 배려하고 트레킹의 목적에 맞도록 템포를 조절하면서 여유를 주는 게 필요했다고 봅니다. 이런 상품의 가이드라는 존재는 최대한 그 간극을 낮추고 앞뒤를 조정하면서 이끌어야 하는데 이번 상품에 참여한 가이드 분은 그런 능력이 없어 보였고 의지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자주 참석하시는 것 같은 소위 고수 분들과 앞서 가시기에 바빴다고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가이드 분이 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실 수도 있지만 20-30분을 처음 가보는 산길에서 앞선 발자국만 보고 걱정하며 걸을 수 밖에 없었던 저희는 그렇게 느꼈으니까요. 겨우 쉬게 되었을 때 가이드 분이 그러시더군요. 오면서 눈 속에 핀 꽃을 봤냐고. 봤을 리가 있겠습니까? 이 길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어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집중해서 걸었는데요. 출발하는 날, 춥고 아직 대관령에 눈이 쌓여 있는 상황은 가이드라면, 회사라면 당연히 알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걷기 편하다거나(여름이라면 상황이 달랐겠지요) 그런 말을 하시면 안되고 다른 대응을 하셨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부러 시간내고, 돈내고 참여한 트레킹이었는데 아쉬움이 너무 많았고, 그냥 넘어가기엔 같이 간 일행이 너무 고생하여 길게 의견을 남깁니다. 개선이 될지 안될지 알 수 없으나 이런 경험을 한 사람도 있다는 건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뭐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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